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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소개

(큰글자책)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

유병례 지음 | 196*277mm | 374쪽 | 2020년 3월 30일 펴냄 | 값 27,000원

[상세 정보]

 

1. 이 책은…

인생 후반전, 인생의 제2막을 여는 시니어 세대를 위한 한시 산책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 이들이여, 인생 이모작을 노래하라! 

아침에 일어나 직장으로 출근하던 일상에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다. 옷차림도 호칭도 바뀐 낯선 삶, 딱히 갈 곳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이 관계빈곤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자식에게는 아직 한참 들어갈 돈 천지고, 설령 출근을 하더라도 정년퇴직에 명퇴 압박까지 눈치 봐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책 『서리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는 인생 전반기와 후반기, 청년과 노년 사이, 가족과 인간관계 사이에 ‘낀’ 50+ 세대에게 본격적인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다. 100세 시대를 맞이해 50+ 세대는 겨우 절반을 넘어섰을 뿐인 나이이니, 새로이 주어진 ‘제2의 인생’을 찾기 위한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제2의 인생 설계를 위한 새로운 자아 정립과 탐색의 과정을 먼저 경험하고 노래한 이백, 도연명, 소동파, 백거이, 두보, 두목, 유종원 등의 시와 시인의 삶을 통해 치유받기를 바라는 것이 이 책의 기획 의도이다. 인생 이모작을 노래한 시인들의 시와 삶을 소개하면서, 특별히 시정화의詩情畵意의 맛을 느낄 수 있게끔 시와 그림이 함께한다. KBS 제1라디오 <행복한 시니어> 코너에 1년간 방송한 원고를 다듬고 보충하여 책으로 묶었다. 

석양은 한없이 아름다운데, 어쩌나 황혼에 가까운 것을 夕陽無限好, 只是近黃昏
50+ 세대, 인생의 가을이라는데, 화려한 단풍은 고사하고 다가올 겨울 걱정에 몸만 움츠러집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 어찌 살아가야 할까, 허허로움에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해질녘은 성찰과 미학의 시간입니다. 낮과 밤이 산문의 시간이라면 해질녘은 시의 시간이지요. 시는 우리의 사단칠정四端七情을 고무하여, 고독한 자를 더욱 고독하게 만들고 사랑하는 자를 더욱 사랑하게 만듭니다. 시인들의 분신인 시를 만나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우리 시대의 해질녘 정서와 비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저무는 황혼인생이라 말하지 마오, 붉은 노을 되어 하늘 가득 물들였으니 莫道桑榆晚, 爲霞尚滿天
여기 5000년 중국 시의 나라에서 인생 이모작을 노래한 시인들의 시와 삶을 소개합니다. 천재 이백과 이백 버금가는 술꾼 도연명, 달밤을 거니는 두보와 긍정맨 소동파, 천만고독의 유종원, 버리고 내려놓고 비웠던 백거이, 살구꽃 마을의 두목까지 재 속에 빠알간 열정 하나 간직한 채 때로는 유유자적, 때로는 치열하게 살아간 시인과 그들의 시를 통해 제대로 사는 법을 들여다봅니다. 우리나라의 걸출한 문사文士 이황, 정약용, 이색, 이규보, 소세양, 변계량 등과 초의선사의 시도 함께합니다.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 詩中有畵 畵中有詩
송대宋代 소식蘇軾(소동파)이 왕유王維의 시와 그림을 보고 “詩中有畵 畵中有詩(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라고 평한 말은 유명합니다. 이 책 『서리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에서는 시와 그림이 액자처럼 독립되어 시의 세계에 더욱 깊숙이 스며들 수 있도록 중국 역대의 대표적인 화가로 꼽히는 구영仇英, 당인唐寅, 문징명文徵明, 석도石濤, 마원馬遠, 왕휘王翬, 화암華嵒 등의 그림 59점을 함께 수록했습니다. 시를 통해 확장되는 무한한 상상력이 그림이 되고, 그림 속의 정의情意를 통해 시의 세계에 더욱 깊숙이 들어가는 경지를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2. 지은이 소개

 

지은이 유병례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백거이 시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신여대 인문과학대 학장, 한국중어중문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저서에는 『당시 30수』, 『송사 30수』, 『당시, 황금빛 서정』, 『송사, 노래하는 시』, 『톡톡 시경본색』, 『엄마아빠가 읽어주는 당시』,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워라』가 있고, 역서에는 『장한가』, 『중국 시학의 이해』, 『중국문학이론비평사』, 『시인의 죽음』이 있다. 

유학시험장에서 만난 볼펜 한 자루의 인연이 이국땅까지 이어져 학생 부부가 되었다. 남편은 이론적이며 논리적인 경학經學을, 아내는 감성적이며 격정적인 시詩를 전공했지만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가며 부부 중문학자로서 사이좋게 배움과 학문의 길을 걷고 있다. 젊은 날 백거이의 시에 흠뻑 빠져 문학의 열정을 불사르고, 아직도 「장한가」를 읊조릴 때면 목소리가 촉촉이 젖어드는 문학소녀의 순수함과 낭만을 지니고 있다.

 


3. 차례

 

들어가며  

제1부 헛헛한 마음 어떻게 달랠까
산기운은 황혼녘 아름다워라 山氣日夕佳
일 년 중 아름다운 경치를 그대는 기억해야 하리一 年好景君須記 
하하 웃지 않으면 그대는 바보 不開口笑是癡人 
도연명 씨, 나만 술 많이 마셔 미안하이酒 足愧淵明 
친구여 술 한잔 하세 能飲一杯無 
내 마음 흔들어놓은 봄꽃 江上被花惱不徹 
여기는 별천지 인간 세상 아니어라 別有天地非人間 
가거나 오거나 관여하지 않고 不幹去來者 

제2부 꽃은 정녕 그리움이어라
그윽한 향기 꽃 그림자 온몸 가득하여라 香滿衣巾影滿身 
나뭇가지에 핀 연꽃 木末芙蓉花 
뽕잎을 땁니다, 물가에서 采桑綠水邊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아리따운 모습 絆惹春風別有情 
꽃잎은 바람에 지려 하건만 風花日將老 
아름다운 붉은 꽃, 이슬 맺혀 향기롭고 一枝紅豔露凝香 
마음은 온통 연꽃처럼 붉어요 蓮心徹底紅 
강가에 무성한 하얀 갈대 蒹葭蒼蒼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 霜葉紅於二月花 
배꽃 같은 눈꽃 활짝 피었네 千樹萬樹梨花開 
만물을 적신다, 소리도 없이 潤物細無聲

제3부 재 속에 묻은 빠알간 열정
산은 높은 걸 마다지 않고 山不厭高 
내 평생 잘난 사람 감춰두질 못해 平生不解藏人善 
황금으로 서시 동상 만들어줘야 하리 黃金只合鑄西施 
푸른 바다 보고 나면 모든 강물 시원찮고 曾經蒼海難爲水 
결혼하기 전에 당신을 만나지 못해 한스러워요 恨不相逢未嫁時 
내 마음 이미 단단한 쇳덩이 되었으니 此心已作金剛鐵 
아름답고 무성한 복사나무 桃之夭夭 
시어머니 식성 알지를 못해 未諳姑食性 
아들딸 많이 낳는 세상 載弄之璋, 載弄之瓦 
아무리 깊은 물도 건널 수 있건만 水深深渡可渡 
오의항 입구에는 석양이 비껴 있고 烏衣巷口夕陽斜 
아! 아들 녀석 행역 나가 밤낮 없이 걷고 있겠지 嗟! 予子行役, 夙夜無已 
맑은 마음은 통치의 근본 淸心爲治本 

제4부 늙음, 그 완성의 미학
저무는 황혼인생이라 말하지 마오 莫道桑榆晚 
몸아 너는 어찌 그리 태평하니? 心問身云何泰然 
인생칠십고래희 人生七十古來稀 
나이 들어 늙으면 물러나야 하리 年高須告老 
친구들이여 진정 날 걱정 마시게 交親不要苦相憂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 사람 別是一生人

제5부 지난 여름의 추억
이글거리는 해 천지에 가득하고 赤日滿天地 
간간이 시원한 기운 느끼는 건 바람 때문이 아니어라 時有微涼不是風 
당신의 품안 들락이면서 살랑살랑 바람을 일으켰지요 出入君懷袖, 動搖微風發 
긴 대롱 드리우고 맑은 이슬 마시며 垂緌飲淸露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가을이 되면 淸商一來秋日曉 

제6부 옛 시절, 그 아련한 향기
동짓날 집집마다 팥죽을 쑤는구나 冬至家家作豆糜
저무는 해, 골짜기로 기어가는 뱀과 같아라 欲知垂盡歲, 有似赴壑蛇 
인파 속을 천번 만번 임 찾아 헤매다가 衆裏尋他千百度 
청명이라 가랑비 자욱이 날리는데 淸明時節雨紛紛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길러주셨네 父兮生我, 母兮鞠我 
거리마다 씨름 시합 나무마다 그네 뛴다 街街爭角觝, 樹樹颺秋千 
천 리 밖에서도 아름다운 저 달님 함께할 수 있기를 但願人長久, 千里共嬋娟 
명절 되면 가족이 갑절이나 보고파라 每逢佳節倍思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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