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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판|324쪽|2018년 6월 16일 펴냄



『제국의 위안부』 피소 4주년,

아이러니 속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위안부 문제의 현재’!


기존의 시각과 새로운 시각이 부딪치는 위안부 문제의 현재

―다시, 『제국의 위안부』 고소고발 사태의 본질을 묻는다      



『제국의 위안부』 재판의 가장 큰 아이러니, “나만 ‘피고인’으로서”

“이 재판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검사도 변호사도, 학자와 기존 보고서들의 견해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 논문이나 보고서를 만든 이들은 법정에 없다. 완벽한 대리싸움임에도 관련 학자들은 법정에 아무도 없다. 그저 그들과 다르게 생각한 나만 ‘피고인’으로서 법정에 불려와 있을 뿐이다.”(158쪽) 


“이 소송이 나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싸움이 아닌 것은 물론, 지원단체와 나의 싸움조차 아니라는 것은 이런 정황이 말해준다. 앞에 쓴 것처럼 이 싸움은 일부 재일교포와 그 주변에 있는 일부 일본 좌파 지식인들이 나의 책을 오래전에 비판하면서 시작된 역사인식 싸움이다.”(68쪽) 


2014년 6월 16일, 위안부 할머니 아홉 분의 이름으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 고소와 함께 ‘출판금지… 등 가처분신청’을 당했던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교수가, 피소 4년을 맞아 그동안 진행되어온 소송의 배경과 과정을 정리한 책 『<제국의 위안부>, 법정에서 1460일』과 피소 전후로 한국과 일본, 법정과 학계 안팎에서 나왔던 학자들의 비판에 대한 반론을 담은 책 『<제국의 위안부>, 지식인을 말한다』를 동시에 내놓았다. 

2018년 6월 기준으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형사소송은 ‘1심 무죄, 2심 유죄―벌금 1,000만원’을 거쳐 대법원에 상고 중, 가처분신청은 2015년 2월에 ‘일부 인용’ 결정이 나와 박유하 교수와 출판사가 ‘이의신청’과 함께 ‘제2판 34곳 삭제판’을 발행, 민사 손해배상청구소송은 1심에서 ‘원고 1인당 1,000만원의 손해배상’ 선고를 받고 항소 중이다. 


‘다른 목소리’에 대한 폭력적인 억압

그런데 이 소송에 관해 생각하기 위해 반드시 확인해두어야 할 사항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소송의 주체는 과연 누구인가?

둘째, 『제국의 위안부』는 정말로, 원고 측과 검찰이 주장하는, “강제연행을 부정하고, 위안부를 ‘자발적으로 간 매춘부’라고 한 책”인가? 

셋째, 형사 1심 무죄판결이 말해준 것처럼 그게 아니라면, 원고 측과 검찰은 도대체 왜 박 교수를 고소고발하고 기소했는가?

고소고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초적인 사항에 대한 확인 없이 원고와 검찰의 주장만을 믿고, 책을 읽지 않은 채로, 혹은 확증편향적인 읽기를 통해 박유하 교수를 비난해왔다.  

저자 박유하 교수는 말한다. “나는 위안부 할머니의 ‘다른 목소리’를 대변했을 뿐이다.” 


『제국의 위안부』 소송의 전모, 그리고 위안부 문제의 새로운 시각

사실,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고소고발은 책이 나온 뒤로 10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이루어졌고, 그때까지는 진보적인 언론매체를 포함한 호의적인 서평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 10개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 고소고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고소고발 이후에 벌어진 사태는 우리 사회의 무엇을 보여주는가?

이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이 소송의 전모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제국의 위안부』와 저자를 옹호하든 비판하든, 이제 이 책을 읽지 않고는 ‘『제국의 위안부』 소송’에 대해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가처분신청과 민형사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제국의 위안부』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수많은 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다. 고 배춘희 할머니와 나눈 생생한 대화를, 일본 본토와 조선에서 전장으로 향한 ‘일본인 위안부’를 비롯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새로운 연구 성과를 포함해서. 

원고와 검찰은 박유하 교수를 비난하고 그의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 기존 학자들의 연구를 그대로 대변했다. 그래서 이 책은 위안부 문제 자체에 대한 ‘기존의 시각’과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다시 말할 수 있다. 이제 이 책을 읽지 않고 ‘위안부 문제’를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은이 소개


박유하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게이오 대학과 와세다 대학 대학원에서 일본문학을 전공하고, 「일본 근대문학과 내셔널 아이덴티티」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아직 무명이었던 오에 겐자부로와 가라타니 고진 등 현대 일본의 지성을 번역, 소개하는 한편 일본 근대문학을 ‘다시 읽는’ 작업을 해왔다. 민족주의를 넘어선 대화를 모색하는 한일 지식인모임 ‘한일, 연대 21’을 조직하는 등 탈제국/탈냉전적인 시각에서 동아시아의 역사화해를 위한 연구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세종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반일민족주의를 넘어서』, 『화해를 위해서―교과서·위안부·야스쿠니·독도』, 『내셔널 아이덴티티와 젠더―나쓰메 소세키로 읽는 근대』, 『제국의 위안부―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 『귀환문학론 서설引揚げ文学論序説』(일본어)과 공편저 『한일 역사인식의 메타히스토리』 등이 있다.



차례


들어가면서


제1장 ‘위안부’/문제와의 만남

1. 위안부 문제와의 만남, 『제국의 위안부』까지

2. 발간에서 고발까지 

   (1) 할머니들과의 만남 

   (2) 배춘희 할머니와의 대화

   (3) 나눔의집과의 갈등 

   (4) ‘위안부’ 할머니의 또 하나의 생각: “적은 100만, 우리 편은 나 한 명”

 

제2장 『제국의 위안부』 전후

1. 『제국의 위안부』 집필 동기

2. 누구를 위한 고발인가 

3. 소송의 본질

4. 음해와 유언


제3장 법정에서의 공방 

1. 가처분소송

2. 손해배상청구소송 1심     (1) 원고 측 준비서면에 대한 답변서 1     (2) 원고 측 준비서면에 대한 답변서 2

   (3) 최후진술서

3. 형사 기소 항의 기자회견 성명서

4. 형사소송 제1심―검사와의 공방

   (1) 기소장에 대해서       (2) 제1회 공판기―아이러니의 한가운데에서     (3) 제2회 공판기      (4) 제3회 공판기      (5) 제4회 공판기 

   (6) 최후진술     (7) 증거자료

5. 형사소송 제2심     (1) 최후진술서     (2) 형사 2심 판결문을 읽는다


부록: 관련 사항 및 재판 연보 



본문에서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는 분들께 먼저 말하고 싶다. 이 싸움은 나와 ‘위안부’ 할머니들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들조차 생각은 하나가 아니라는 것.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도, 우리는 그동안 ‘위안부’의 목소리를 오로지 하나로만 인식해오지 않았을까. (…) 그런데 2000년대 들어 그런 차이는 가려지기 시작했고, 결국 중심화된 발화/(정형적 피해자)스토리와 같지만은 않은 할머니들의 목소리는 묻혀버리고 말았다. 우리 앞에 놓인 건 극도로 정형화된 ‘위안부’ 이야기이고, 거기서 벗어나는 이야기들은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들어가면서’) 


이 책은 2014년 6월 중순부터 시작해 2017년 1월에 형사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같은해 10월에 2심에서 유죄라는 판결을 받게 되기까지의 네 개의 재판에서의 공방, 그리고 고발 직전과 이후의 상황을 정리해본 책이다. 이 3년 반 동안, 나는 법정은 물론 법정 바깥을 향해서도 끊임없이 쓰고 항의하고 정정을 요청해야 했다. 국가와 국민, 때로 해외로부터의 집단공격에 맞서는 일이기도 했던 그 작업은 내게는 두더지 때리기 게임과도 같았고, 그래서 나는 자주 도로감에 시달렸다. (…) 언론 기사뿐 아니라 학술지에 실린 글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런 글들이 양쪽 다 자주 ‘범죄 증거자료’로 법정에 제출되었기 때문에, 나는 반론의 의미가 없는 글에조차 반론을 해야 했다.(‘들어가면서’)  

『제국의 위안부』는 원래 일본을 향해 쓴 책이다. 즉 일본의 책임을 묻기 위해 쓴 글이다. 다만 나의 시도는 기존 연구와 지식인, 그리고 지원단체와는 다른 논지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동안 전쟁범죄로만 다루어져왔던 위안부 문제를 제국주의의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 따라서 조선인 위안부에 한정해서 보았을 때는 식민지지배가 야기한 문제라는 점, 그러나 그동안 일본이 그것을 명확히 인식한 적은 없었다는 점, 그러니 그에 기반한 사죄와 보상이 새롭게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중심 취지였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을 위해서는 사태 자체를 정확히 알아야 했고, 20여 년에 걸친 운동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해야 했다.(24쪽)


“하지만, 이 이야기가 들어가면… 그야말로 적은 100만, 나는 혼자, 그렇게 된다고.” 예상치 않았던 말에 나는 많이 놀랐다. 배 할머니가 ‘적’으로 지칭한 이들은 누구였을까. 그건 아마도, 누군가를 특정했다기보다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모든 사람이었을 것이다. 할머니는 처음 만난 나에게 곧바로 한국의 운동방식을 비판했다. (…) 할머니들의 생각과 태도의 차이는, 할머니들이 그저 투명한, 획일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제국의 위안부』에서 할머니들이 오로지 (무구하고 맑은) ‘소녀’나 ‘투사’로만 표상되는 현상을 비판한 것은 그 때문이었다.(3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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