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그림 안승철 | 152*225mm(무선제본) | 308쪽 | 값 16,000원 | 2020년 9월 9일 펴냄
표지: 랑데뷰 울트라 화이트 210g(4도, 후가공 에폭시)
면지: 매직칼라 뉴주홍색 110g
본문: 그린라이트 80g(1도, 부분 4도)
1. 이 책은…
날마다 한 페이지씩, 256일에 걸쳐,
의대 교수가 직접 그린 최고의 신경학 교양 만화
뇌에, 신경학에, 좀더 쉽게 다가갈 방법이 없을까?
“‘척수소뇌로(Spinocerebellar Tract)’라고 하면 무슨 외계어인가 싶죠?” 단국대 의대에서 신경학을 가르치는 안승철 교수는 강의 진도를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안타까워했다. “공부에는 난다 긴다 하는 학생들이 막상 의대에 입학하고 나면 과락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특히 신경학이 어렵다고들 하죠.” 이런 의대생과 의대에 가고 싶어하는 중고등학생들을 위해 그는 자신의 강의를 만화로 만들어보기로 했고, 그렇게 『만화로 미리 보는 의대 신경학 강의』가 탄생했다.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의 스타로 떠오르며 신경학 또한 각광을 받고 있다.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 딥마인드 설립자이자 인지신경과학자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더 나은 AI를 구축하기 위해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내적 활동을 면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신경학은 인간의 마음을, 정확히는 뇌를 포함해 신경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쉽고 재미있게! 저자는 노트북을 켜고 페인팅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다음 터치 펜을 들었다. 처음 그리는 만화,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하루에 한 페이지씩 뚜벅뚜벅, 또박또박 그려나갔다. 앞부분에 그린 그림들은 맨나중에 다시 다듬어야 했고 여전히 전문가의 터치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256일 동안 정성을 다해 빚어낸 이 신경학 만화가 담고 있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고, 가볍고 귀여운 그림으로 설명하는 신경학 지식과 늘 시간이 부족한 강의실에서는 미처 다 들려주지 못했던 의학의 역사와 신경과학자들의 뒷얘기 들은 그다음이다.
공부 잘하는 법 좀 알려주세요!―일상의 궁금증을 신경학으로 풀다
“시험을 잘 보고 싶은데, 한번 배운 걸 어떻게 하면 까먹지 않을 수 있을까요?”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로 ‘시냅스 장기강화’가 있다. 예를 들어, 친구의 옆구리를 계속 손가락으로 콕콕 찔러보자. 처음엔 “응?”이라며 가볍게 반응하겠지만, 계속 자극하면 이내 분노가 폭발할 것이다. “왜! 왜!! 왜!!! 그만 찔러!” 마찬가지로 배운 것을 두 번 세 번 복습하면 신경세포(뉴런)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예민해지면서 기억이 오래 지속된다. 그러니 공부의 핵심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들였냐가 아니라 짧은 시간이라도 ‘얼마나 집중해서’ 반복 학습했느냐다.
“왜 사람들은 아이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영어를 가르치려 할까요?” 언어학습에서는 특히 언어에 언제 노출되는지가 관건이다. 언어능력 발달에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 1957년 미국 LA 근교에서 태어난 지니는 첫돌 때부터 방에 갇혀 무려 12년 간 어둠과 침묵 속에서 학대를 당했다. 나중에 엄마와 함께 탈출했지만, 지니는 말을 하거나 알아듣지 못했다. 외국어나 수화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로 시기가 중요하다. 뇌가 모국어를 배우다가 성숙이 끝나면 다른 언어를 받아들이는 문이 닫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숙이 끝나더라도 질 좋은 교육을 받으면 문이 닫히는 시간이 점점 뒤로 밀린다. 그리고 말을 배울 때는 일방적 학습을 넘어선 ‘주고받기’의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책상이나 문에 발가락을 찧었을 때 어떻게 하면 덜 아플까요?” 신경학에는 ‘문 조절 이론(Gate control theory)’이라는 학설이 있다. 촉각신경과 통각신경이 공통의 최종 경로(송출신경)를 거치기 때문에 촉각이 통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아픈 부위를 어루만지고 입으로 호호 불면 통증이 줄어든다.
기억, 언어, 감각 등등, 이 책은 채 2킬로그램이 안 되지만 신비롭기 그지없는 장기, 뇌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만화 컷마다 뇌의 해부도, 신경이 이어진 경로 등이 세세하게 그려져 있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 뇌를 이해하고, 그리하여 우리 몸과 정신의 작용을 더 깊이 헤아릴 수 있게 해주는, 저자가 의도했던 대로 쉽고 재미있는 만화책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신경학의 발전에 이바지한 역사 속 의학자들 이야기
“나으리, 한 푼만 주시면 제 뇌를 만지게 해드리죠.” 18세기 네덜란드의 의사 헤르만 부르하버는 적당한(?) 값을 지불하고 거지의 뇌를 ‘쿡!’ 찔렀다. 두개골이 파손되어 뇌가 겉으로 드러난 환자였고, 의사는 덕분에(?) 뇌에서 ‘시각겉질’을 발견하게 된다. 시각겉질은 윤곽이나 색깔 등 눈으로 들어온 시각정보를 분석하는 부위다.
학자들은 이렇게 사람 뇌를 직접 건드리며 기능을 탐구하곤 했다. 물론 동물실험도 많이 했지만 동물이 대답을 해주진 않기에 한계가 있었다. 캐나다 신경외과의사 와일더 펜필드는 환자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뇌수술을 하며 반응을 살폈고, 좌뇌 이마엽에 언어영역이 있음을 증명한다.
펜필드: 사과는~ |
환자의 이마엽을 아예 잘라버린 의사도 있었다. 포르투갈 리스본 병원의 에가스 모니스는 정신과 환자에게 이마엽 절제술을 시술했다. 1949년에 그는 다른 정신질환 환자에게 피격당했는데, 다행히 목숨은 건졌고 그해 노벨상도 받는다.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도 등장한 모니스의 시술은 사회적 논쟁을 일으키다가 결국 의학계에서 퇴출당한다.
『만화로 미리 보는 의대 신경학 강의』는 의학사를 되짚어보며, 뇌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온 여러 학자들의 발자취를 추적한다. 이 책은 때론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학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막연히 어렵게만 보이는 신경학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경학 가이드다.
*추천사
의대에서 많은 학생들이 가장 동경하는 분야가 신경과학이다. 의사를 꿈꾸는 중고등학생들에게 신경학을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려고 안승철 교수가 만화책을 냈다. 그것도 직접 그려서! 누구나 관심을 갖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낸다는 건 상당한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미래의 의사들에 대한 그의 애정이 충분히 느껴진다.
서인석_서울의대 생리학 교실 교수
25년여 동안 신경학을 공부하고 업으로 살아온 내가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빠져서 책을 읽었다. 어려운 신경학이 이렇게 재밌고 쉬울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신경과학 지식을 익힐 수 있는 필독서로 강추한다.
최성혜_인하의대 신경과학 교실 교수
2. 지은이 소개
글·그림 안승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생리학 전공)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기초부터 탄탄하게, 처음 듣는 의대 강의』(2018), 『우리아이 수학박사 프로젝트』(2013), 『내 인생의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2012), 『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할까』(2010)가 있고, 옮긴 책으로 『내 아이, 그만하면 충분하다』(2008), 『우리 아이 머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2004)가 있다.
3. 차례
개강 안내
제1강 뇌가 현재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제2강 뇌 기능의 국재
제3강 뇌 기능의 편재
제4강 뇌의 운동기능
제5강 감각 일반
제6강 시각
제7강 청각
제8강 미각, 후각
제9강 통각
제10강 언어
제11강 기억
제12강 감정
제13강 지능
종강 신경학의 전망
참고문헌
인명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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