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편집부 이야기

도널드 서순의 먼 친척, 시그프리드 서순은 누구?

번역자 모 님께서 알려주신 서순의 먼 친척 이야기입니다. 글쓴이의 허락을 받고 원글을 변형 없이 가져와 블로그에 게시합니다. 이 아저씨, 행보를 보아하니 (뿌리와이파리 사장님만큼이나) 독특한 분이네요.

 

포스팅 거리를 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저는 새 이파리 2입니다)

 


siegfried sassoon(1886-1967)

사진 출처는 bartleby.com

 

시그프리드 서순(Siegfried Lorraine Sassoon): 영국의 시인, 소설가, 자서전 작가. 1886년 켄트 출생. 독일풍의 퍼스트 네임은 바그너 음악을 좋아한 어머니 탓이고 우리말로 '새순'이나 '사순'이라고도 표기되는 성은 유태계 아버지한테서 물려받은 것이다. 말버러와 케임브리지 클레어 칼리지에서 수학. 1차 대전이 발발하자 로열 웰시 퓨질리어 연대에 입대, 서부전선에서 보병 장교로 복무.

 

1916년 솜 전투와 1917년 아라스 전투 참가. 이때 같은 연대에 소속된 또 다른 시인, 로버트 그레이브스를 알게 됨. 그레이브스의 냉정한 현실주의는 서순의 다소 낭만적 이상주의에 적절한 브레이크가 되어줌. 자살 행위에 가까운 대담한 행동으로 '미치광이 잭mad Jack'이라는 별명과 더불어 십자무공훈장을 받음. 솜 전투때 마메츠우드에서 혈혈단신으로 독일군 참호를 장악한 후, 거기에 앉아 시집을 꺼내 읽은 행위는 나름 전설이 됐음.

 


1917년 어깨 총상 치료차 본국에 머물고 있을 때 버트런드 러셀 등 평화주의자들과 교류.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무능한 정치인, 장군들을 풍자하는 반전시집 『Old Huntsman and other poems』출판. 부대 복귀 명령을 거부 & 타임즈에 전쟁에 반대하고 즉각적인 정전을 주장한 공개 서한 '군인의 선언A Soldier's Declaration' 발표.

 

군당국은 이 골치아픈 군인을 군법 재판에 회부해 순교자를 만드는 대신 신경증(요즘 말로 하면 전쟁 외상 증후군PTSD)이란 진단으로 스코틀랜드 군병원에 보내버림. 거기서 요양중이던 윌프레드 오웬을 만나서 창작 활동을 도와주고 그의 시가 잡지에 발표될 수 있도록 주선함.

 

1918년 봄, 전쟁에 반대하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지만 동료들을 저버릴 수 없다며 부대 복귀 다시 서부전선에서 복무.『Counter-Attack and other poems』출간. 무인지대에 정찰을 나갔다가 아군의 총에 또 다시 부상. 본국으로 후송되어 종전 맞음.

 

1919년 전쟁 시집 출간. 1920년, 종전 직전 전사한 윌프레드 오웬의 시집 편집 출간. 1930년대, 전쟁 전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 3부작 출간. 이후 다시 3권짜리 정식 자서전 출간. 전쟁 시집 외 다수 시집 출간. 1967년 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