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 소개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박재용 지음 | 128*188mm | 220쪽 | 2019년 12월 13일 펴냄 | 값 12,000원

[상세보기]

 

이 책은

지금 당장, 지구보다 더 뜨거운 행동이 필요하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는 과연 경제성장을 멈출 수 있는가?

“인류 종의 지속을 위한 생존투쟁 지침서” _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가 아닌 지구가열global heating이다.” 영국 기상청에서 기후를 연구하는 리처드 베츠 교수는 ‘지구온난화’라는 다소 온화한 표현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지구가열’로 부를 것을 제안했다. 지금의 위기는 약 2억 5000만 년 전 고생대 페름기 말에 벌어진 최악의 대멸종을 떠올리게 한다. 대규모 화산 폭발로 이산화탄소(온실가스)가 방출되고, 이로 인해 지구가 가열되면서 당시 살던 생물의 90퍼센트가 멸종해버린 그 사건 말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무분별하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그러한 대멸종이 한 번 더 재현되고 있다. 산업화 이전 지구의 평균온도와 비교해 우리가 허용할 수 있는 상승치로 과학자들이 제시한 임계온도는 섭씨 1.5도. 우리는 지금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불공평한 게임 ― 지구는 뜨거워질 것입니다, 위기는 불평등할 것입니다

10대로 이루어진 ‘청소년 기후소송단’은 2019년 9월 27일(금) 광화문에서,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고 제대로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스웨덴의 16세 그레타 툰베리로부터 시작된 기후파업의 일환으로, 정부와 사회에 호소하는 ‘등교거부’ 시위를 한 것이다. 잠깐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이내 “청소년들이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낸다”는 흐뭇한 광경으로 소비되는 데에 그치고 만다. 자신들의 환경운동을 그저 “학창 시절에 해보는 하나의 좋은 경험”으로 치부해버리는 어른도 많다며 기후소송단은 무력감을 드러냈다.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에서 미래 세대는 더욱 큰 피해를 입을 것이기에, 과학 커뮤니케이터 박재용은 기성세대로서의 미안함을 담아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을 썼다. 이 책은 기후위기의 원인부터 해결 방안까지 증거와 통계치를 가지고 포괄적으로 살펴본 과학 교양서다. 또한 위기의 대응책에 관해 작은 부분부터 세계적 의제에 이르기까지 같이 토론할 밑바탕이 될 자료들이 담겨 있는 토론 실용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우리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자고 이야기한다.

 

한편 지구온난화는 부자보다 가난한 이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도 기울어진 위기다. 이를테면 미국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기후깡패’ 국가인데(한국도 만만치 않다), 정작 트럼프는 “이렇게 추운데 지구온난화가 웬 말”이냐며 위기 자체를 부정한다. 그러나 평균 해발고도가 3미터에 불과한 투발루 같은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수몰 위기에 처했으며,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2050년 ‘기후난민’이 최대 10억 명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범지구적인 차별을 야기할 기후위기에 우리는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보이콧 CO2 ― 사지 않습니다, 먹지 않습니다, 입지 않습니다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텀블러를 들고 다니거나 에코백을 쓰는 등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그맣게 힘쓰고 있지만, 이는 한계가 있다. 이산화탄소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곳은 산업부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시민들이 기업과 정부에게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방법으로 적극적인 ‘소비거부’(불매) 운동을 제안한다.

 

① 사지 않습니다―온실가스를 내뿜는 석유화학 제품과 플라스틱. 석유화학 제품은 탄소화합물인 나프타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한다. 특히 요사이는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기도 한다.
② 먹지 않습니다―소의 방귀는 매연보다 지독하다? 소고기와 육류. 1킬로그램의 소고기를 만드는 데에 드는 에너지는 자동차 250킬로미터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1인분의 비프스테이크는 채식 식사와 비교해 화석연료가 16배나 더 든다.
③ 입지 않습니다―값싸게 사서 손쉽게 버리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유니클로, 자라 등등). 옷 섬유로도 사용되는 폴리에스테르가 전 세계적으로 무수히 많이 생산되면서, 2015년에는 7억 500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했다. 이는 석탄발전소 185개와 맞먹는 양이다.

 

이러한 소비거부 활동들 역시 혼자서는 큰 의미가 없다. 저자는 모임을 만들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업체 리스트를 작성하여 널리 알리는 시민적 연대를 요청한다. 이러한 소비거부 운동이 압력이 되어, 정부와 기업은 생산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저감 대책을 세우고 재생에너지 발전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트럼프처럼 기후위기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만큼, 저자는 이 책에서 왜 지금이 위기이고 왜 행동이 필요한지를 설명한다.

탈성장 ― 그래서 ‘비상상황’이고 ‘비상행동’입니다
2018년 유럽 기후행동 네트워크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60개 국가 중 기후변화 대응지수 58위를 기록하며 대응이 “매우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이를 보면, 1990년 2억 9000만 톤에서 2017년 7억 1000만 톤까지 꾸준히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껏 지구온난화에 관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딱 한 번 배출량이 줄어든 해가 있다. 바로 IMF 사태가 터진 1998년이다. 산업 전반이 큰 위기를 겪으며 경제성장률이 –5.5퍼센트를 기록했던 당시, 온실가스 배출량은 14퍼센트나 줄었다.

 

우리가 현재 1.5도 상승 제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즉, 매년 5퍼센트씩 줄여야 겨우 이룰 수 있으며, 그 후에도 20년간 매년 현재 대비 5퍼센트씩 줄여야만 한다. 저자는 지금의 비상사태에서 이러한 목표를 이루려면 경제성장을 일시 포기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제철이나 정유·화학 공업 등 화석연료를 많이 태우며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산업에 의존하여 발전해온 우리나라는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을 통해 저자는, 그동안 당연시해온 경제성장이라는 목표와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위기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묻는다.

 

 

추천사

조천호(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파란하늘 빨간지구』 저자) 

기후위기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위험이 아니므로 과학적 인식을 통해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최악의 상황에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최선의 길을 모색한다. 우리는 이 위기를 처음 인식한 세대이자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다. 기후위기로부터 이 세상을 지키고 더 좋게 만들려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최원형(『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 저자) 
툰베리의 연설이 감동을 넘어 신뢰를 주는 이유는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통계는 신뢰의 기본이다. 이 책은 그저 두루뭉술해서 갸우뚱했던 환경문제를 구체적인 증거와 통계치로 이야기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이 왜 위험한지, 왜 플라스틱을 반드시 재활용해야만 하는지 등을 오직 과학에 기반해서 말한다. 환경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여 한시바삐 기후위기에서 벗어나는 데 이 책이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한재각(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 
기후위기를 과학으로 이해하고, 기술적 해결책에 대한 낙관을 경계하며, 시민들에게 소비거부 운동을, 노동자들에게는 정의로운 전환을 요청한다. 지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2020년에 함께 읽어야 할 책이다.

 

강양구(지식 큐레이터)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다. 지금 해야 할 일은 각자가 선 자리에서 기후위기의 진실을 알리고, 그것을 막는 데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는 일이다. 저자는 이 작은 책을 통해서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저자의 간절함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될 때, 기후위기를 극복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커질 것이다.


이정모(서울시립과학관장) 
1.5도는 아주 먼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덧 코앞에 닥친 일이 되었다. 이젠 걱정하는 척할 때가 아니라 인류 종의 지속을 위해 싸워야 할 때다.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은 우리의 생존투쟁 지침서다.

 

 

지은이

박재용

과학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
대학을 들어갈 땐 물리를 전공하고자 했으나 중간에 그만둔 후 여러 다른 길을 걷다가 다시 과학과 만났다. 과학과 과학을 만들어낸 역사, 그리고 사회에 대한 이야기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글을 쓰고, 강연을 하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 시리즈의 『멸종』, 『짝짓기』, 『경계』를 대표 집필했고, 『엑스맨은 어떻게 돌연변이가 되었을까?』,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이라는 헛소리 1~2』, 『4차 산업혁명이 막막한 당신에게』 등을 썼다. 서울시립과학관에서 ‘모두를 위한 모던피직스’, ‘부모가 먼저 배우는 과학’, ‘생명 진화 40억 년의 비밀’, ‘과학, 인문에 묻다’ 등의 강연을 했고, 현재 대안연구공동체에서 ‘유럽의 근대와 과학혁명’ 강의를 하고 있다.

 

 

차례

여는 글 백악기에는 공평했지만 지금은 불공평하다

제1장 기후가 문명을 만들었다
제2장 지구가 뜨거워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제3장 마지막 0.5도, 임박한 파국
제4장 산업부문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과 대책
제5장 자동차와 농축산물에서 새어나오는 온실가스
제6장 과학기술에 거는 기대
제7장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 그리드
제8장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나

글을 마치며 이성으로 회의하고 의지로 낙관하자
참고 도서
그림 출처